생리 옮나요, 근거없는 이야기다 ?!

생리 옮나요
 
'생리 옮나요?'라는 질문은 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지만, 친한 친구가 생리를 하는 경우 흔하진 않지만 자신도 생리를 하는 경우가 있어 이러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생리는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오는 과정으로 뇌와 생식기관 사이에 정교한 신호전달 체계에 의해 조절된다.
 
의학적으로 볼 때 생리가 전염되거나 옮는다는 말 자체는 근거가 없는 이야기지만, 심리적 동기화로 이렇게 느낄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적극적으로 믿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리적 동기화란?!

 
동기화란 어떤 행동의 방향과 강도를 정해주는 심리적 요인으로, 어떠한 특정 행동을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사실 생리는 개개인마다 주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동반되는 증상도 다르고, 양에도 차이가 있다.
 
때문에 생리는 전염되거나 옮기지 않는데, 감성이 풍부하거나 유대관계가 깊은 경우 심리적인 요인으로 생리가 옮을 수 있다고 믿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 이는 근거가 부족하고 입증된 사실은 아니며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생리 동기화는 페로몬설에 기반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하혈이 시작되는 시점이 동기화 되는 개념으로, 하혈을 한 여성에게서 나온 페르몬이 함께 있는 여성의 후각을 자극한다고 본다.
 
페르몬이 뇌로 전달돼 신경과 호르몬이 연동되는 부분인 시상하부에서 뇌하수체를 자극, 난호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준다고 믿는 것이다.
 
 
난포는 난소 조직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 집합체로 난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배란 후 황체로 변화한다.
 
황체는 난소의 여포 속에서 난자가 나온 후 남은 난포 부분이 발달해서 만들어지는 덩어리를 가리킨다.
 
이런 호르몬의 분비가 생리주기를 변화시키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즉, 하혈을 하면서 나오는 페르몬이 함께 있는 사람의 뇌를 자극해 난소 주기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을 분비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실제로 1969년 메사추세츠 웰슬리 대학의 기숙사의 여대생 135명을 1년간 조사해 했더니, 처음엔 생리주기가 달랐던 학생들이 9개월 뒤 거의 같은 시기에 생리를 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평소 가까이 지내거나 유대관계가 높을 수록 생리주기가 더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리가 옮는다는 이야기를 과도하게 믿는 것은 좋지 않으며, 단지 현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뿐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생리 동기화설 과연 진짜?!

 
생리 동기화설을 주장한 하버드대 심리학자 마사 맥클린톡은 생리 동기화 현상의 원인이 페로몬 때문인지, 상대방의 월경 주기에 대한 의식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결국 밝혀내지 못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에선 생리 동기화 현상을 뒤집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3개월간 360쌍을 살펴본 것인데, 그 결과 실험 참가자 중 과반수가 훨씬 넘는 76%가 후반으로 갈수록 생리 주기가 비슷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욱 큰 차이가 났으며 100쌍은 같은 집에 살거나 자주 만나는 등 물리적인 거리상으로도 가까이 지냈지만, 생리주기가 같아지지 않았다.
 
 
즉, 생리적 동기화설은 우연의 일치인 경우가 더 많으며, 의학적 근거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생리 동기화설에 동조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통계적 관점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한 달 중 여성이 생리를 하는 기간은 일주일 정도로 결코 짧지 않은데, 이렇다 보니 여학생 5명이 모이면 확률적으로 그중 한 명은 생리 중이란 사실이다.
 
 
여성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현재 생리 중인 여성도 통계상 늘어나기 마련이며,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함께 있는 여성들 중에서 생리일이 겹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유대감도 생리 동기화설을 믿는 주요원인으로, 서로 공통점이 있을 때 유대감이 더욱 끈끈해지기 마련이다.
 
나와 친한 사람 간에는 공통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고, 같은 시기에 생리를 한다는 유대감은 '생리가 옮는다'라는 질문에 믿음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